2024.06.25 도자기 작업장
늦은 밤, 시유 작업을 마치고 지금은 재벌 가마를 때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쯤이면 가마실의 열기가 제법 후끈 해졌을 텐데요, 아직은 선선한 유월이라 참을만합니다 :)
시유작업 / 십여 년 전에는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든지 '저건 저쪽으로 옮겨야 해~'같은 말들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하곤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말이 십여 년이지, 결혼을 하기 전부터 함께 작업을 해왔으니 이십여 년도 더 된 듯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말들도 사라지고, 묵묵하게 작업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도자기 작업은 어제와 오늘, 작년과 올해 사이에 크게 변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10년 전과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면,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오늘이 더 괜찮은? - 평안한 것을 느낍니다.
오늘과 같은 보통의 날들이 10년 후, 아마도 20년 후에도 계속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반복되는 무료함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감사할 일이고, 부지런하게 살아온 날들의 결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벽 세시 넘어 겨우 잠든 터라, 잠이 모자란 오늘은 눈꺼풀이 조금 무겁습니다. ㅎㅎ쇼룸에서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살짝 느슨한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웬일로 오늘은 바람도 공기도 선선해서 유월스럽습니다 (어제만 해도 공기가 훅훅 쪘어요~)
무튼, 예전부터 요즘까지 안작가가 혼자 만드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When we do something together, it may seem like nothing changes dramatically form yesterday to today or from today to tomorrow, but i know better than anyone that we are doing a treat job.
😊 #baao
당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깜짝 놀라실만한 일 / 몇 년 전 당구대를 가마실에 들여놓을 때무터 어쩐지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모른척했던 부분이 없잖아 있는 ㅎㅎ
당구공이 굴러다니는 시간만큼 기물들이 올려지고 있습니다. 당구 큐 대신 서류와 다양한 도자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이따금 탁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ㅎㅎ 물론, 애지중지하며 열심히 닦기도 하는 '보물 1호' 같은 날이 더 많이 있습니다 :)
당구대 위에 놓인 기물들을 바라볼 때마다, 변화와 적응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처음에는 외출이 많지 않은 안작가의 취미생활을 위해서 준비한 공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용적인 가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 보통의 러닝머신이 그렇듯 저희 집은 당구대가 그렇습니다 ㅎㅎ
그래서 그런 건지 안작가가 뭐 그리 대단히 잘 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게 내가 포켓볼을 사자고 그래 꼬셨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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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작업의 밤도, 어쩔 수 없이 용도가 변화하는 당구대도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함께 걸어온 시간 속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그 작은 축적들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죠. 오늘은 눈꺼풀이 무겁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작업하는 이 시간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밝게 비추리라 믿습니다.
그저 실용적으로 변모한 당구대처럼, 우리의 일상도 자연스레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물도 순간도 그 나름의 쓰임새를 찾아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말이죠.
매일의 작은 변화와 꾸준함이 쌓여, 우리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의미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한 걸음씩 나아가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하며, 오늘도 서로의 노고를 응원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잘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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